일제강점기에 조선 민족을 말살하기 위해서 일본이 자행했던 것은 ‘민족말살정책’ 이었습니다. 이에 우리글과 말을 지켜내고자 제작된 사전이면서, 말을 모으는 운동이 ‘말모이’(말을 모은다)입니다. 이미 이 일은 언어학자 주시경 선생과 그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문명 강대국은 모두 자국의 문자를 사용한다.” 는 생각으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주시경 선생이 소천한 이후에 그의 제자들이 한글의 보급과 편찬을 위해 ‘조선어학회’를 창립했습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말기에 민족말살정책의 중심에 있던 ‘조선어 금지 정책’으로 인해 일어난 조선어학회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가 <말모이>입니다. 점점 가혹해지는 탄압으로 빛이 보이지 않던 그 때에 깨어있는 자들은 우리의 말과 글을 끝까지 놓지 않았습니다. 말이 민족의 정신이고 글이 곧 민족의 생명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민족의 정신과 생명을 지켜주는 것이 말과 글이라면, 한 인간의 정신과 생명을 지켜주는 것은 그 말과 글로 기록된 창조주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정신과 생명이 비어 있는 상태로 살아가는 육체는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질 껍데기와 같습니다. 하지만 그 사라질 껍데기 안에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생명이 담길 때, 그 육체는 비로소 참 인간다운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경외하고 존중하는 사람에게는 죽음을 이기는 생명력이 넘치게 됩니다. 그 말씀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주어지는 은총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일생은 여행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터키의 시인 나짐 히크메트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러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생의 전체가 아직 끝나지 않은 여행과 같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머물지 말고,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도 않고, 끊임없이 내일을 향해 한 걸음을 걷는 것이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 임하는 사람의 자세이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여름 수련회를 통해서 나를 찾는 여행의 첫 걸음을 걸어보려고 합니다. 나를 찾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쓰고,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 내 인생을 향해 그리신 하나님의 밑그림을 찾아보려는 것입니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 만나게 될 디도서는, 바울이 그레데섬에 남겨두고 온 젊은 목회자 디도에게 쓰는 편지입니다. 이 세상의 많은 가르침들 중에 참된 나를 찾기 위해서 붙잡아야 할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르침을 통하여 욕망에 붙들린 껍데기가 아니라, 생명으로 채워진 참 인간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지요.
무더위가 잘 가시지 않습니다. 더위와 일상에 지친 청년들에게 여름 수련회의 시간이 쉼과 회복이 시간이기를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참여할 수 있으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여름의 한 가운데에도 믿음으로 승리할 갈렙 청년들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19년 8월 4일
유동근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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