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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_THE LETTER TO CALEB

나를 찾는 여행 #2 "이야기" <제6호 (20190721)>

by reminder of Him 2020. 3. 24.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느리게 걸으면서 본다고 해도, 세상에는 늘 사람이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빨리 간다고 해서 더 잘 보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귀중한 것은 생각하고 보는 것이지 속도가 아니다.”

 

여행을 순식간에 해치우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행은 느리게, 그리고 최대한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때 행복한 여행이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강남비전교회 한재욱 목사님의 말을 빌리자면 기차가 좋은 것은, ‘을 보여주지 않고 풍경을 보여주며 생각에 잠기게 한다는데 있습니다.” 라고 말 할 수 있을 겁니다.

 

 

여행은 참으로 즐거운 것입니다. 그런데 참 놀라운 사실은 여행을 생각하기만 해도 행복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여행을 하는 시간만큼 즐거운 시간이 그 여행을 계획하고, 숙소를 예약하고, 이동 경로를 머릿속에 그려보는 시간이죠.

 

첫째 아들이 6개월 쯤 되었을 때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부산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34일의 일정보다 계획을 세우는 일주일 동안이 더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머릿속으로 여행의 계획을 세울 때는 완벽했는데, 낯선 장소에서 잠을 잘 잘 수 없었던 서준이와 함께 있던 여행의 시간은 정말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를 찾는 평생에 걸친 여행이 쉽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오로지 하루하루 닥치는 인생의 과업들을 수행하기에 바쁜 나머지 머릿속으로 참 자아에 대해 그림을 그려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간을 두고 인생에 대한 그림을 그릴 여유를 가질 만큼 우리의 삶이 녹록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나를 찾는 여행을 행복하게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오늘 나의 하루에 이야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한 이야기, 그분과 함께한 이야기(his + story = history)를 만드는 것이죠. 하루하루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나를 찾는 여행을 행복하게 즐길 줄 아는 사람일 겁니다. 죽을 만큼 매질을 당한 경험을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담았다는 이야기로 다시 써 내려갈 줄 아는 사도 바울과 같은 사람 말입니다.

 

여름 수련회 나를 찾는 여행은 곧 나의 인생을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이야기로 새롭게 쓰는 시간입니다. 23일의 짧은 여행이겠지만 그 시간을 통해 인생의 긴 여행을 행복한 이야기로 그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무더위 속에 건강을 지키기가 어렵지만 주의 은혜로 건강하게 보내시기를 기원하며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19년 7월 21일

유동근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