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느리게 걸으면서 본다고 해도, 세상에는 늘 사람이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빨리 간다고 해서 더 잘 보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귀중한 것은 생각하고 보는 것이지 속도가 아니다.”
여행을 순식간에 해치우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행은 느리게, 그리고 최대한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때 행복한 여행이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강남비전교회 한재욱 목사님의 말을 빌리자면 “기차가 좋은 것은, ‘앞’을 보여주지 않고 ‘옆’ 풍경을 보여주며 생각에 잠기게 한다는데 있습니다.” 라고 말 할 수 있을 겁니다.
여행은 참으로 즐거운 것입니다. 그런데 참 놀라운 사실은 여행을 생각하기만 해도 행복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여행을 하는 시간만큼 즐거운 시간이 그 여행을 계획하고, 숙소를 예약하고, 이동 경로를 머릿속에 그려보는 시간이죠.
첫째 아들이 6개월 쯤 되었을 때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부산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3박 4일의 일정보다 계획을 세우는 일주일 동안이 더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머릿속으로 여행의 계획을 세울 때는 완벽했는데, 낯선 장소에서 잠을 잘 잘 수 없었던 서준이와 함께 있던 여행의 시간은 정말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를 찾는 평생에 걸친 여행이 쉽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오로지 하루하루 닥치는 인생의 과업들을 수행하기에 바쁜 나머지 머릿속으로 ‘참 자아’에 대해 그림을 그려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간을 두고 인생에 대한 그림을 그릴 여유를 가질 만큼 우리의 삶이 녹록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나를 찾는 여행을 행복하게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오늘 나의 하루에 이야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한 이야기, 그분과 함께한 이야기(his + story = history)를 만드는 것이죠. 하루하루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나를 찾는 여행을 행복하게 즐길 줄 아는 사람일 겁니다. 죽을 만큼 매질을 당한 경험을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담았다는 이야기’로 다시 써 내려갈 줄 아는 사도 바울과 같은 사람 말입니다.
여름 수련회 “나를 찾는 여행”은 곧 나의 인생을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이야기로 새롭게 쓰는 시간입니다. 2박 3일의 짧은 여행이겠지만 그 시간을 통해 인생의 긴 여행을 행복한 이야기로 그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무더위 속에 건강을 지키기가 어렵지만 주의 은혜로 건강하게 보내시기를 기원하며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19년 7월 21일
유동근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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