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_THE LETTER TO BUSAN ONNURI6 내 모습 그대로 <제6호 ㅣ 250112> 을사(乙巳)년의 해가 밝았습니다. 청장년 가족 여러분 새해에도 우리 주님이 주시는 은혜와 평강이 여러분의 삶의 길을 인도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분주한 연말연초가 지나갔습니다. 여러분에게 적어 드리고 싶은 글귀가 참 많이 있었는데.. 그사이 밤이 가장 길어서 팥죽을 먹으며 귀신을 내쫓아야 하는 '동지'(冬至)와 일년 중 가장 추운 '소한'(小寒)이 다 지나가 버렸으니 말이죠. 너무나 아쉽습니다. 이대로 멈출 수 없어서 여러분들과 꼭 나누고 싶은 글귀를 한 문장 적어 봅니다. 전에 한 번 소개 했던 책인데 연말에 다 읽었거든요. ㅎㅎ 내가 끊임없이 내 존재를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이 천천히 받아들여졌어요. 늘 샘, 하나님께 내보일 삶의 열매가 없더라도, 살아 숨을 쉬는 것만도 하나님을 예배.. 2025. 1. 11. 선물 <제5호 ㅣ 241201> ".. 진정한 선물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의미에서든지 목적이 없어야 한다. 목적이 있게 되면 대가를 바라게 되고 대가가 주어지지 않았을 때는 선물의 의미가 상실되고 만다. '나는 너에게 이런 선물을 했는데, 넌 어찌 내게 이것도 해주지 않느냐' 하고 속으로 생각하게 된다면 이미 그것은 선물이 아니라 거래다. .. 가장 좋은 선물이란 역시 아무런 조건 없는 선물이다. 내가 줄 때도 상대방이 받을 때도 아무런 조건을 느끼지 않는 선물이라야 주는 이도 기쁘고 받는 이도 기쁘다."- 정호승, (해냄, 2024) 아이들은 선물을 좋아합니다. 어른들도 사실 선물을 좋아하지요. 아파트 입구에 택배 상자가 가득한 차가 주차되어 있을 때, 혹시 누군가 나에게 선물을 보내지는 않았는지 기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상.. 2024. 12. 1. 감기 <제4호 ㅣ 241117> “.. 이 세상에 태어나서 단 한 줄의 시를 읽지 않은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그와 악수쯤은 할 것이다. 한 번도 사랑이란 것을 모르고 이 세상을 살아온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는 그와 차 한 잔쯤은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거짓말도 후회도 해본 적이 없다는 사람, 시곗바늘처럼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그런 사람이, 신부 차림의 검은 옷을 입고 내 집 문을 두드린다면 최소한 대문의 그 빗장쯤은 벗겨줄 용의가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감기 한 번 걸려본 일이 없는 사람과는 악수도 차 한 잔도, 그리고 대문의 빗장을 열어주는 일까지도 사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어령, (열림원, 2010) 이 세상에 태어나 지금껏 한 번도 감기에 걸려본 적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어령 교수는 감기에 걸.. 2024. 11. 17. 사람, 그 따뜻함 <제3호 ㅣ 241109> 엊그제 입동(入冬)이 지났는데도 햇볕이 아직 따뜻합니다. 기실, 햇볕은 언제나 따뜻합니다. 다만 햇볕과 우리 사이에 있는 차가운 바람이 그 따뜻함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게 할 뿐입니다. 가을에 들어선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나뭇잎이 찬바람을 맞는 것이 싫은지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가 봅니다. 찬 바람을 뚫고 오랜만에 밤 산책을 하는데 아무리 걷고 뛰어도 몸이 따뜻해지지 않습니다. 5분 정도 달리다보니 그제야 몸에 조금 열이 달아오릅니다. 참 신기하게도 밖에서 부는 차가운 바람을 견딜 열기가 내 안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열기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죠. 집에 들어와서 아직 1m도 채 되지 않는 아들을 안아주었는데, 신기하게도 다시 몸이 따뜻해집니다. 그.. 2024. 11. 9.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