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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_THE LETTER TO BUSAN ONNURI

감기 <제4호 ㅣ 241117>

by reminder of Him 2024. 11. 17.

 

“.. 이 세상에 태어나서 단 한 줄의 시를 읽지 않은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그와 악수쯤은 할 것이다. 한 번도 사랑이란 것을 모르고 이 세상을 살아온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는 그와 차 한 잔쯤은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거짓말도 후회도 해본 적이 없다는 사람, 시곗바늘처럼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그런 사람이, 신부 차림의 검은 옷을 입고 내 집 문을 두드린다면 최소한 대문의 그 빗장쯤은 벗겨줄 용의가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감기 한 번 걸려본 일이 없는 사람과는 악수도 차 한 잔도, 그리고 대문의 빗장을 열어주는 일까지도 사절하지 않을 수 없다.”
– 이어령,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열림원, 2010) 

 

 

 

이 세상에 태어나 지금껏 한 번도 감기에 걸려본 적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어령 교수는 감기에 걸려본 적이 없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불행한 사람이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는 ‘감기’로부터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느껴본 적 없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마를 짚는 따스한 손길을 느껴본 적 없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감기는 나의 연약함을 깨닫는 시간이 되고, 누군가의 따스한 손길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감기 바이러스와 싸우는 동안 몸은 여러 가지로 고통을 받습니다. 아들이 유독 기침을 많이 하기에 유아의 기침에 대한 정보를 좀 찾아보았더니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기침은 몸 안의 이물질을 밖으로 빼내기 위한 반사적인 반응입니다. 기침을 자꾸 한다는 것은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입니다.” 기침이 길어지면 분명 문제가 생기겠지만, 기침을 하는 것으로 몸 안의 이물질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라운 깨달음이었습니다.

 


감기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따스한 손길을 느끼는 통로가 되고, 기침은 내 안에 필요없는 이물질을 밖으로 빼내는 통로가 된다고 하니, 이 또한 우리의 삶에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서도 ‘감기’와 ‘기침’과 같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결코 혼자서는 견뎌내고 지키기 어려운 순간들, 그래서 누군가의 따스한 손이 그리운 ‘신앙의 감기’와 같은 때 말입니다. 자꾸 하면 목이 아프고 고통스러운 ‘기침’이지만, 참고 있으면 더 큰 병이 되니 내 뱉어야 하는 ‘신앙의 기침’과 같은 때 말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때가 신앙의 감기와 같은 순간들 입니다. 청년 시절 뜨겁게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하던 열정은 찾아볼 수 없고, 예배 당 구석의 작은 공간에서 그 작은 녀석의 필요를 채워주느라 더 이상 쏟을 열정이 없을 만큼 힘이 드는 때가 있습니다. 차라리 집에서 기독교 티비를 틀어놓고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 더 좋겠다는 심정이 드는 순간입니다. 좋았던 부부 사이가 작은 일 하나로 서운해지기도 하는 순간입니다. 누군가 내 이마를 짚어줄 손이 절실하게 필요한 순간인 것이죠. 그리고 기침을 해야 하는 순간인 것이죠. 내 안에 스며든 이물질들을 내 뱉어야 하는 때인 겁니다. 참고 있다간 병이 날 것 같은 순간입니다.

 


그러나 참 감사한 것은 우리가 신앙하는 하나님의 속성 중 가장 큰 속성이 ‘치료자’라는 것입니다.

 

..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임이라" (출 15:26) 

 


하나님은 연약하고 죄 많은 우리를 보시며 누구보다 더 아파한 분이셨기에, 우리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 비참하게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하신 분이시기에 인간의 아픔을 어떻게 치료하시는지 알 수 있는 분입니다. 

 

영화 <The Passion of Christ>

 

 

이기주 작가가 <언어의 온도>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 그게 말이지.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
– 이기주 <언어의 온도> (말글터, 2016)

 

 

감기에 걸려서 기침을 하느라 잠을 못 이루는 아들보다, 옆에서 그를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이 더 아픕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들의 고통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 땅에서 고통 받으며 아파하는 우리들보다, 옆에서 우리를 지켜보시는 하늘 아버지의 마음이 더 아픕니다. 그분이 우리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우리의 고통을 누구보다 더 잘 아시고, 우리의 고통을 치료하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아버지여서 참 감사합니다. 감기에 걸려 우리의 몸이 펄펄 끓는 열기로 괴로워 할 때, 그리고 신앙의 감기에 걸려 우리의 영혼이 알 수 없는 고통으로 괴로워 할 때, 혹은 마음의 감기로 오랜 시간 신음하고 있을 때, 우리 이마를 짚고 계신 하늘 아버지를 만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청장년 소식>

1. 청장년 연합 예배를 드리려고 합니다.💒

 

다음 주일(11/24) 오후 2시이고, 장소는 2층 대예배당입니다. 함께 모여서 찬양하고, 말씀 듣고, 나누는 지극히 평범한 예배입니다. 감사하게도 아이를 돌봐주시는 분들이 함께 해주기로 하셨습니다. 아이들은 걱정 말고 온전히 예배에 집중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2. "베트남 손흥민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청장년들이 중심이 되어 베트남에 있는 고아원에 풋살장을 만들어 주는 프로젝트입니다. 자세한 소식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기도와 응원이 필요합니다. 꼭 읽어봐주시고, 마음 다해 동참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수고하는 분들 _ 팀장: 양진형 집사, 부팀장: 김태윤 집사, 회계: 정혜민 집사, 홍보: 조현빈 집사, 서기: 최영화 집사, 단기선교팀장: 남지연 집사, 단기선교총무: 민한나 집사, 단기선교회계: 조인영 집사) 

 

손흥민 프로젝트 자세히 보기(클릭)

 

 

 


 

감기 혹은 마음의 감기, 신앙의 감기로 어려움에 있는 분들 언제든 환영합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2024년 11월 17일 

유동근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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