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모세가 서 있는 그 땅이 '거룩한 땅'이라고 하신다.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모세가 지난달에 밟았던 땅, 지난주에도 밟았던 땅, 어제도 밟았던 땅, 지금도 밟고 있고 내일도 밟을 땅이지 않는가. 밟아도 밟아도 아무런 변화가 없고 아무런 기대와 소망을 하기 어려운 땅이었고, 수시로 다녀도 어떠한 새로운 것을 기대할 수 없는 땅이었다. 하나님이 모세 앞에 나타나신 것도 엉뚱하기만 한데, 이곳을 거룩하다고 하시니 당황스럽다.
(이다니엘, <복음 시장 한복판에 서다>, 43)
매일 출근하는 자리, 운전하는 좌석, 식사를 하는 식당, 가족들과 보내는 거실의 한 자리, 화장실, 잠 드는 침대 위, 날마다 드나드는 그 자리를 하나님께서 거룩한 자리라고 말씀하신다면 우리의 마음은 어떠할까요? 먼저는 당황할 겁니다. 부담스럽기도 하겠죠. 그리고 감사할 겁니다. 우리가 늘 찾던 그분이 친히 내 추한 모습을 보이는 자리까지 내려오셔서 '거룩한 땅'이라고 말씀해 주시니 말이죠.
교회 오빠, 누나와 담당 전도사님을 좋아하던 청소년기를 지나, 누구보다 뜨거웠던 청년 시절의 신앙을 뒤로한 채, 이제는 먹고 살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는 시간을 보내는 때가 청장년의 시간이 아닐까요. 청년도 아닌 장년도 아닌 그 애매한 어디 쯤에 서서 어디로 갈지를 다시 고민하는 때 말입니다.
감사한 것은 주님은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궁금해 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의 자리를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자리라는 것을 알려주시려고 평범한 우리의 일상에 찾아오시기를 즐겨 하시는 분이라는 것이죠.
육아에 지쳐 예배는 커녕 기도도 잘 하지 못하는 그 한숨만 가득한 거실에, 성공의 비전은 온데간데 없고 살아남기 위해 동료들과 직장 상사의 눈치를 봐야하는 그 사무실에, 아이들과 전쟁하듯 밥을 먹이고 겨우 먹는 그 식탁의 한 자리에 주님이 함께하시며 그곳이 주님이 계시는 거룩한 자리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현장 예배에 나올 수 없는 현실을 너무 안타까워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삶의 예배부터 회복할 수 있다면, 내가 있는 자리가 주님이 함께하시는 자리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면, 어느 자리든 우리가 예배하며 하나님을 만나는 구별된 자리가 될 수 있으니 말이죠.
부산온누리교회 청장년부는 2024년 하반기 "회복(RECOVER)"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작하였습니다. 우리의 신앙과 건강과 관계와 무너진 모든 것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회복되어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기쁨을 누리는 청장년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2024년 10월 25일
유동근 목사 드림
* 이제 한 주에 한 번 목회 서신을 통해 청장년들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언제든 여러분의 기도제목과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전화번호 ㅣ 010-9995-9429
인스타 ㅣ @reminder_of_him
카카오톡 ㅣ towardthou
이메일 ㅣ towardthou@gmail.com
'목회서신_THE LETTER TO BUSAN ONNURI'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물 <제5호 ㅣ 241201> (2) | 2024.12.01 |
---|---|
감기 <제4호 ㅣ 241117> (2) | 2024.11.17 |
사람, 그 따뜻함 <제3호 ㅣ 241109> (2) | 2024.11.09 |
부부의 세계 <제2호 ㅣ 241101> (7) | 2024.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