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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_THE LETTER TO CALEB

떠난 뒷자리가 아름다운 사람 <제1호 (20190616)>

by reminder of Him 2020. 3. 22.

가슴에 그거 한 장씩 안 품고 사는 직장인이 어디 있어. 밤마다 사표 쓰는 꿈꾸고, 아침마다 사표 쓰면서 출근하잖아.” - 드라마 <미생>

 

직장인들에게 물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때는 언제인가요?” 당연히 그 대답은 지금이죠!” “아침마다요.” 이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복에 겨운 소리로 들리겠지만, 직장인들 모두가 공감하는 대답이었습니다. 돈이 없기 때문에 회사에 다니고 있고, 가족들이 아니었으면 금방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곳이 직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퇴사를 준비하는 퇴사학교라는 곳이 만들어지고, 그곳에서는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회사 생활을 그만두고 어떻게 더 행복한 일을 하며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나와 가나안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해서 떠나는 훈련을 합니다. 한 번 자리를 잡고 장막을 치고 간이 숙소를 마련해서 머물다가도, 갑자기 구름기둥이 움직이면 짐을 싸고 떠날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사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택하여 부르신 순간부터 계속해서 짐을 싸는 민족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장소가 있었지만 가뭄 때문에 옮기고, 친척 사이에 싸움이 나서 옮기고, 그 땅에 사는 토박이들과 전쟁을 벌이다가 옮기고, 결국엔 온 민족이 이집트로 옮겨야 했지요.

 

모세는 가나안에 정착하려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나그네의 삶을 잊지 말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너희는 나그네를 사랑하라 전에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음이니라 ( 10:19, 개역개정)

 

그리고 자신은 나그네의 모습으로 삶을 마감합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33년의 짧은 나그네의 삶을, 공생애의 기간으로는 3년이라는 짧은 삶으로 그의 나그네의 삶을 마무리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나그네의 삶과 같습니다. 무작정 떠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불안함과 두려움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삶을 말하는 것입니다.

 

청년의 시기만큼 인생에서 불안하고 두려운 때가 또 있을까요? 이 시기에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우리의 인생은 앞으로 찾아올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게 되거나, 그릇된 방법으로 두려움에서 벗어나려는 삶을 살게 됩니다.

 

나그네가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지만, 그만큼 또 중요한 것은 떠난 뒤의 모습입니다. 떠난 뒤의 모습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가 나그네로써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 증명하는 것이 바로 떠난 뒤의 모습일테니 말입니다.

 

모세가 떠난 뒷자리에 남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에 들어가는 과업을 수행합니다. 예수님이 떠난 뒷자리에 남은 제자들은 땅 끝까지 증인이 되는 사명을 감당합니다. 떠난 뒷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이 정말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2016612일부터 201969일까지 갈렙 청년부를 섬기시던 박진성 목사님(김보희 사모)은 수원성교회 교육담당 목사로 가게 되었습니다. 지난 기간 목사님의 수고와 열정은 그가 떠난 뒷자리에 남아 있는 여러분들의 삶을 통해 증거 될 것입니다. 청년의 시기에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만큼 아름다운 모습이 또 있을까요? 하루하루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아간다면, 우리가 떠난 뒷자리는 분명 아름다운 것들로 채워질 것입니다.

 

 

2019년 6월 16일

유동근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