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목회서신_THE LETTER TO CALEB

보이지 않는 것의 힘 <제18호 (20191229)>

by reminder of Him 2020. 3. 24.
꽃은 보이지 않는 것들로 인하여 살아 있는데,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을 모른다. - 다석 유영모

 

사람들은 아름다운 꽃을 보면 감탄을 합니다. 하지만 정작 꽃이 살아 있을 수 있도록 영양분을 주는 땅속에 있는 뿌리나, 대기 중에 있는 공기와 수분, 햇빛의 적절한 양과 온도 등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눈에는 오직 여린 모습으로 흔들리는 꽃만 보일 뿐이죠.

 

한 심리학 교수가 실험자들에게 두 명의 열쇠 수리공을 보여주었습니다. 잠겨 있는 자물쇠를 열기 위해서 한 명은 열심히 땀을 흘리며 겨우겨우 열었고, 다른 한 명의 수리공은 너무 쉽게 자물쇠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실험자들에게 두 명의 열쇠 수리공 중에 누구의 태도에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지를 물었는데, 많은 사람이 땀을 흘리며 열심히 수고한 사람을 택했습니다. 실험자들의 눈에는 두 번째 수리공이 쉽게 자물쇠를 열 수 있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시간 동안 남몰래 땀을 흘리며 연습과 연습을 반복했던 노력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태원의 거리가 깨끗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시간에 깨어서 더러운 거리를 청소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몸이 건강할 수 있으려면, 건강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아 보이는 수면의 시간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의 신앙이 올바른 모습으로 나타나려면 혼자 있는 시간에 하나님을 바라보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빙산의 일각(一角)이 유유히 떠 있기 위해 보이지 않는 물속에 엄청난 크기의 빙하가 중심을 잡고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의 힘이야말로 보이는 것이 존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이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부하직원의 노고를 알아주는 상사가 있다면 정말 행복하게 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삶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을 알아주는 친구가 있다면 힘을 얻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오직 보이는 것만 보고 판단을 합니다. 사람의 표정을 보며 자신의 경험과 짧은 지식에서 나오는 섣부른 판단을 해버립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눈앞에서 잘 보이려 하는 사람의 말에만 귀 기울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과정은 무시한 채 결과만을 재촉하고, 결과로 모든 것을 판단해 버립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릅니다. 하나님에게는 보이지 않는 영역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렇게 고백하는 것이죠.

 

오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살펴보셨으니 나를 아실 것입니다. 내가 앉고 서는 것을 아시고 멀리에서도 내 생각을 아십니다. 주께서는 내가 길을 다니는 것과 내가 눕는 것을 아시니 내가 하는 모든 일을 샅샅이 알고 계십니다. (시편 139:1-3, 우리말성경)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힘을 알고 있던 시인은,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자신의 신실한 행동을 보고 계셨음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힘을 아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입니다.

 

2019년 한 해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청년부를 위해 섬겨준 지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회장 곽형제 형제를 비롯해서, 총무 조요한 형제, 회계 김희라 자매, 서기 최혜연 자매입니다. 모두가 예배당에서 집중하여 예배 할 때, 찬양 가사를 넘겨주는 황진우 형제, 음향을 책임져 주는 원동성 전도사님, 토요일에 나와서 찬양을 준비하며 모두에게 준비된 찬양으로 인도하는 김지훈 형제와 찬양팀 멤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청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는 이태원교회의 익명의 기도 후원자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우리 안에 살아계셔서, 우리를 통해 당신의 선한 역사를 일으키시는 성령 하나님. 모두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우리는 아직 새로운 해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아직 며칠 남은 기간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은 참 가슴 따뜻한 일이 될 것입니다.

 

12월 마지막 날을 그냥 보내기 싫어서 청년부에서는 송년의 밤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그 어느 밤보다 달콤하고 따뜻한 저녁으로 만들어 드리고 싶어서 꿀밤허니밤으로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저녁 730분부터 교회 2층 아동부실에 모여서 식사하고, 교제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청년부의 목사로서 여러분들과 보낸 시간을 되돌아보니 정말 감사 할 일밖에 없습니다. 저에게 젊음과 열정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고맙고, 함께 고민하며 하나님을 신앙할 수 있어서 고맙고, 부족한 사람을 잘 따라와 주고 말씀에 귀 기울여 주어서 고맙습니다. 2020년에도 여러분들과 함께 세워갈 하나님의 나라를 꿈 꿀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보이지 않는 여백을 사랑으로 채워갈 갈렙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며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19년 12월 29일

유동근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