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양력과 음력으로 새해를 두 번이나 축하하는 민족입니다. 새로운 것은 항상 우리에게 소망과 기대를 갖게 합니다. 생각해보면 대부분 사람이 평생 경험할 수 있는 새해는 많아야 100번 이내입니다. 그만큼 우리의 삶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은 늘 특별하고 고마운 자세로 임하게 됩니다. 지난 한 해는 참 힘들었지만 새롭게 맞이하는 경자년(庚子年)에는 개인과 가정과 공동체 안에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모두의 바람일 것입니다.
성경은 그러나 새로운 것에 소망을 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시42:11)고 말합니다. 시편 42-43편을 기록한 사람은 ‘고라’의 자손입니다. ‘고라’는 아론의 후손에게만 제사장을 제한한 모세의 조치에 반발했던 사람입니다. 결국, 지도층에 불만을 가지고 반역을 일으켰다가 그와 그의 후손들이 죽임을 당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중에 살아남은 자손들은 성전의 문지기가 되거나, 찬송하는 일을 이어나갔습니다. 그 자손들이 기록한 시편이 시편 42-43편입니다.
고라의 자손들이 처한 아픔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날 수 없다는 것, 원수들이 늘 말로 힘들게 한다는 것, 하나님께 버림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직분을 가진 자들이었지만 하나님이 보이지 않고, 사람들의 말에 상처를 받고, 버림받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이죠.
이렇게 힘든 상황을 지내는 고라의 자손들이 그 상황을 견뎌낼 수 있었던 방법은 바로 시편 42-43편을 매일 외우고, 기도하고, 찬양으로 고백하는 것이었습니다. 시편 42-43편에서 아픔을 말하고 그 뒤에 후렴처럼 반복하는 고백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시42:5,11; 43:5)입니다.
‘소망’이라는 히브리어 원어에는 ‘기다림’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새번역 성경에서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그렇게 낙심하며, 어찌하여 그렇게 괴로워하느냐? 너는 하나님을 기다려라. 이제 내가 나의 구원자, 나의 하나님을 또다시 찬양하련다. (시편 42:11, 새번역)
가문의 불명예를 안고 살아가던 고라의 자손들이 아픔을 견뎌낼 수 있던 것은 참사랑이시고, 자비이신 하나님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소망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옵니다. 새롭지 않은 삶에 새로움을 주시는 분도 하나님입니다. 새롭지 않은 나를 새롭게 보시는 분도 하나님입니다.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넣어 주셨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새로움은 새해여서가 아니라, 완벽하게 새로우신 그리스도 안에 거할 때 성립됩니다. 그래서 늘 반복해서 듣는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5:17, 개역개정) 라는 말씀은 지루한 말씀이 아니라,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약속인 것이죠.
2020년 상반기에는 <골리앗 세상에서 다윗으로 살기>(생명의 말씀사, 2010) 라는 책으로 셀모임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청년들이 읽고 나누기에 좋은 신앙의 기초들에 관한 내용이고, 읽기가 어렵지 않은 책입니다. 나의 신앙을 위한 투자라고 여기시며 구입하셔서 함께 나누시기를 바랍니다. 3월부터는 청년 예배가 분리됩니다. 3층 학생부실에서 예배할 예정입니다. 기억해주시고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월 14-15일에 있을 수련회 일정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지만 가볍지 않은 말씀을 나누며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함께 하나님을 소망합시다.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일하실 때 참된 새로움이 있습니다. 새로움으로 우리에게 힘주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갈렙 청년들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20년 1월 19일
유동근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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