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바크(Richard Bach)의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명언이 있습니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 는 말이죠.
‘높이 나는 것’은 무엇일까요? 높이 나는 일은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내가 어디쯤 날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나는 누구이고 어디에 존재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낮게 나는 것’은 먹이를 잡기 위한 행동입니다. ‘생존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노력하는 삶’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우리는 낮게 나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생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대학에 들어가고, 높은 학점을 위해 공부하고, 좋은 취업을 위해 여러 가지 자격증을 준비합니다. 취업을 한 후에는 그간 쌓아둔 빚도 갚아나가고, 저축도 하며 이후의 삶을 준비합니다. 그렇게 살다가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양육하다가 노년을 보내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길게 이야기했지만, 이 삶의 모습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죽기 위해 사는 삶’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잊힌 채 최대한 낮게 날며 먹이를 찾아 헤매는 삶을 살아갑니다.
젊은 시절엔 최대한 낮게 나는 법을 배우며 최대한 많은 먹이를 잡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높이 날며 우리의 자리가 어디인지, 내가 사는 이 세상이 어떤 모양인지를 깨닫는 삶이 없다면, 우리는 단지 죽기 위해 살아가는 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할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본능에만 이끌려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높이 나는 삶’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꿈꾸게 하시고, 이 땅에서의 삶이 단지 잘 먹고 잘살다가 잘 죽기 위한 것이 아님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십자가를 통해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인간의 참된 가치를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우리를 지으신 이를 알고, 그분이 지으신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를 찾아가고, 그분이 지으신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인지를 찾아가는 것이 ‘신앙생활’입니다. 《갈매기의 꿈》의 주인공 조나단은 다른 갈매기들이 물고기를 얻으려고 어선 주위를 맴돌 때, 높이 날고 빨리 나는 연습을 해서 자유로운 존재로 변해 갑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서 놀라운 세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예배’는 높이 계신 분을 찾아가는 시간입니다. ‘말씀’은 그분이 지으신 이 세상과 사람들을 깨닫는 도구입니다. 낮게 나는 사람들이 보기에 예배를 드리고 말씀을 묵상하는 것은 먹이도 찾을 수 없는 한심스러운 시간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결국 가장 멀리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청년 예배는 일 년에 50번밖에 되지 않습니다. 주일 예배까지 해 봐야 100번, 시간으로 따지면 정말 적은 시간입니다. 그러나 예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높이 나는 법을 깨닫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는 사람이 멀리 보는 법을 깨닫습니다. 2020년에는 한 번의 예배도 소중히 여기고 말씀을 묵상하며 비상(飛上)하는 청년들이 되길 소망합니다.
2020년이 시작되었습니다. 갈렙 청년부는 “무너진 성벽을 세우라!”(느2:4)는 비전을 가지고 한 해를 함께 시작합니다. 1/4분기는 서로 교제하는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새롭게 시작된 셀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예배 후에는 “뉴페이스 환영식”이 있습니다. 새롭게 시작한 행정리더들이 호기롭게 준비한 시간입니다. 분명 즐거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갈렙 청년부에 새로 온 노효승(01또래), 최진(01또래) 환영합니다. 지난주에 박진희 자매와 박주현 형제가 갈렙 청년부에 찾아왔습니다. 새로운 얼굴들이 있어서 청년부가 밝아진 기분입니다. 2월 14-15일에는 겨울 수련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함께 기도해 주시고 미리 시간을 비워두셔서 참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높이 날고 싶지만, 여전히 낮은 자리에서 맴도는 우리의 인생에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높이 날게 해주실 것입니다. 겨울은 춥지만, 곧 봄이 찾아옵니다. 힘겨운 시기를 살아내는 갈렙 청년들 늘 응원하며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20년 1월 12일
유동근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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