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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_THE LETTER TO CALEB

Wind down <제30호 (20200823)>

by reminder of Him 2020. 8. 22.

 

긴장을 풀고 쉬는 것”, “완만한 종료를 의미하는 영어 표현 중에 wind down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우리 얼마나 긴장된 삶을 살아가나요? 사람을 만나는 것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길거리에 나가는 것도, 좁은 공간에서 누군가 헛기침이라도 할 때면 나 역시 바이러스에 전염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두려움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두려운 미래를 알면서도 그냥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지, 몸은 쉬고 있지만 마음은 늘 긴장된 상태입니다.

 

 

 

 

서양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기 전에 차렷 자세(“어텐션”, Attention!)로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어려운 일을 하려면 몸을 먼저 풀어야 한다고 하네요.

 

 

이어령의 <짧은 이야기, 긴 생각>(시공미디어, 2014)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옷을 벗으려면 옷고름을 풀고, 원수와 다시 친해지려면 마음을 풀고, 원한을 풀고, 코가 막히면 코를 풀고. 맺히고, 뭉치고, 얽혀 있는 모든 것을 풀다가 나중에는 심심한 것까지 다시 풀어 심심풀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낸 한국인. (중략) .. 시험 치러 가는 아이를 향해서 엄마, 아빠가 말합니다. ‘마음 푹 놓고 해!’”

뭐든 풀어 놓아야 잘 사는 우리들인데 요즘은 왜 그렇게 긴장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에 단기간 기억의 일부가 상실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업무 중이었는데, 내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방금 한 말이 기억나지 않고, 전날 청년들과 나눈 묵상을 다시 보았는데 단 한 마디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전날 저녁부터 당일 오후까지 만난 사람들, 했던 말, , 하루의 기억이 사라지는 경험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증상을 이야기했더니 해리성 장애라는 이야기를 하네요. 증상을 찾아보았더니 제가 겪은 것과 유사합니다. 스스로의 감각을 잃는 상태, 마치 캡슐 속에 있는 듯이 현실감이 없거나, 어느 시기의 기억이 전혀 없거나, 어느샌가 자신이 모르는 장소에 있는 일 따위가 일상적으로 일어나며, 생활 면에서의 다양한 차질을 빚는 상태를 가리키는 장애입니다.(위키백과: "해리성 장애") 열흘 전쯤 한번 그런 일이 있는 후로 아직 다른 증상이 없는 것을 보면 심각한 장애는 아니고, 어쩌다 한 번 겪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저의 정신이 긴장된 상태를 오랫동안 지속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성경의 전도서에서는, 

지혜가 많으면 번뇌도 많고, 아는 것이 많으면 걱정도 많더라.”(1:18, 새번역)

라고 합니다. 지혜와 지식을 갈망했는데, 그토록 원하고 바라는 것들을 얻었더니 글쎄 걱정과 고통만 늘더라는 겁니다. 저 역시 그랬고, 우리도 그럴 수 있습니다. 긴장 상태를 지속하고 있으면 완전히 끊어지게 마련이죠.

 

 

 

 

우리의 이런 장감을 내려놓고 조금 느리겠지만 방향을 다시 잡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성경 묵상의 시간이 그런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주일 예배 시간이 그런 시간이 될 겁니다. 우리 인생의 끈을 붙잡고 계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시간이죠.

 

 

앞으로 2주간(8/30까지)은 유튜브 라이브로 예배를 드립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삶의 무게를 잠시 “wind down” 하시고, 하나님께 집중하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나의 심리 상태에 집중하던 긴장을 내려놓고, 나의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마음을 두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예배를 통해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죠. 다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지만, 미디어를 넘어 일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시기를 바랍니다. 분명 크신 은혜를 주실 것입니다.

 


 

갈렙 청년부는 지난 5월부터 시작한 갈렙 뭐하니?”를 마치고, 이어서 시즌2 “갈렙 읽었니?”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8월부터는 시즌3으로 갈렙 써봤니?”를 시작하였습니다. 잠언 필사 릴레이인데요. 해보면 어렵지 않고, 참 유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서신을 오랜만에 쓰느라 지난 7~8월 생일자 축하를 못 해주었네요. 7월 생일자 최진(2), 정다빈(7), 신자연(8), 부하림 전도사님(18), 8월 생일을 맞은 황민희(1), 곽형제(27), 정명수(31) 축하합니다.

 

갈렙 뭐하니 시즌3 "갈렙 써봤니"

 

여름 수련회 대신 세 번의 특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8월 2일에 강귀순 선교사님을 초청하여 예배를 드렸고, 9일과 16일에는 '공동체를 위한 기질 테스트'와 'QT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함께 참여해 주어 감사합니다. 

 

 

저는 이번 주간(25~28) 휴가를 맞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놀아달라는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겠네요. 아내에게도 좀 쉼을 주고 싶고요. 잠깐만 긴장을 늦추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긴장을 잠깐만 풀어 놓으면 내 주위에서 창조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잠깐 풀어 놓아야 주께서 하시는 일들을 볼 수 있습니다. 긴장을 내려놓을 때 현재의 걱정과 불안은 인내로 받아들이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매달리지 않을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긴장을 풀 수 있는 여유를 주시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여러분을 사랑하며 축복합니다.

 

 

 

2020823

유동근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