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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_THE LETTER TO CALEB

에움길 <제29호 (20200607)>

by reminder of Him 2020. 6. 7.

욕구 불만이나 갈등에 빠졌을 때 상황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충동적이고 직관적으로 반응하는 것지름길 반응이라고 합니다. 목적지에 되도록 일찍 도착하기 위한 노력을 말하는 것이죠.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을 주기보단, 직관적인 판단을 중요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이런 지름길 반응을 잘 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판단이 빠르고, 분명하고, 늘 센스가 있어서 사람들을 지루하게 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삶을 부러워하죠. 합격의 지름길을 아는 사람들, 행복의 지름길, 성공의 지름길을 알고 빠르게 걷는 사람들을 부러워합니다. 부러움을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힘들어서 그렇습니다. 어떻게든 우리도 이 시간을 빨리 빠져나가고 싶거든요. 그래야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러나 정작 우리는 지름길로 가고 싶지만 실제로는 에움길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굽이진 길 말입니다. 직선으로 가고 싶지만 돌아가는 길을 걸으며 살아갑니다. 예수님은 큰 문으로 들어가 넓은 길을 가기보단 좁은 문으로 들어가서 협착한 길을 걸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지만(7:13-14), 우린 이미 충분히 좁고 힘든 길을 걷고 있는걸요. 얼마나 더 힘든 길을 걸어야 할까요. 이제는 좀 지름길을 걷고 싶은데 여전히 돌아가고 있으니 삶이 고단하고 지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허은실 작가의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위즈덤하우스, 2014)에 이런 글귀가 있는데요.

성공이나 공부, 그런 것엔 지름길이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랑이라든지 우정같이, 사람에게로 가는 길에는 지름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먼 길로 돌아서 갑니다. 지름길보다는 우회로를 택합니다. 그렇게 에둘러 가면 그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 그리고 그에게 가는 동안 그 사람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빠른 길로 갈 수 없는 것들이 있죠. 작가의 말처럼 사람과의 관계가 특히 그렇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하나님께 가는 길은 유일한 길은 있지만, 지름길은 없습니다. 오히려 인생의 수많은 에움길속에 함께하시는 하나님과의 이야기를 통해 더욱 친밀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통신 위성이 지구 구석구석을 이어주는 시대인데 바로 옆 아파트의 독거노인의 죽음은 알지 못하는 세상입니다. 정보통신(情報通信)이라는 단어 속에는 정()과 믿음()이라는 두 글자가 있습니다. 정말 친밀한 관계는 정과 믿음이 있는 관계가 아닐까요. 그리고 그런 관계는 오랜 시간 에움길을 함께 걸어감을 통해 이루어지는 일이겠지요.

 

 

코로나19가 왜 지금 찾아왔는지 원망을 참 많이 했습니다. 2020년을 시작하면서 갈렙청년부가 많은 부분에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예배를 한 번 드리는 것조차 어려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셀모임도 어렵고요. 청년들을 만나서 밥을 한 끼 먹는 것도 조심스럽잖아요.

 

 

나밖에 모르는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감사한 것은 여러분들과 지름길이 아니라 에움길을 갈 수 있어서, 훗날 이 시간들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함께 이야기할 것이 생겨서 감사합니다. 조금 돌아가는 것뿐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 가는 중이니까요.

 

 

온라인으로도 만남을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갈렙 뭐하니?”에 동참한 청년들이 벌써 36명이 되었습니다. 사진과 짧은 글을 통해 보여주는 일상이 참 재밌습니다. 갈렙뭐하니는 이제 시즌1을 마치고, 시즌2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517일 청년주일 프로젝트 인생편지는 정말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63이 청년들에게 인생 편지와 책을 선물하는 일에 동참해주셨고, 모인 금액은 1,094,000입니다. 도서는 총 99을 구입하였고, 현재까지 44명의 청년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아직 못 받으신 분들은 목양리더 혹은 저에게 연락을 주시면 받을 수 있습니다. 남은 도서는 자신이 선물해주고 싶은 사람에게 전해줄 수 있도록 요청하시는 분에 한해서 최대 2권까지 더 드릴 예정입니다. ("너의 발걸음 축복송" 바로가기) 

 

인생편지와 함께 전달된 책들

 

6월 생일을 맞은 청년들을 축하합니다. 이권종(1), 조예린(16), 권순호 전도사님(16), 전주희(24), 김정석(26)입니다. 함께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생의 힘겨운 시간, 에움길을 걷고 있는 여러분들을 위해 날마다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붙잡아주시는 손길을 경험하시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2067

유동근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