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청년 이회영이 물었다.
“한 번의 젊은 나이를 어찌할 것인가”
눈을 감는 순간 예순여섯 노인 이회영이 답했다.
여순여섯의 ‘일생’으로 답했다.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일생을 다룬 다큐 프로그램에 나온 문구입니다.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은 자신이 살아갈 하루하루의 모습이, 그가 젊은 날에 했던 선택에 대한 대답이 될 것을 알았습니다. 오늘 내가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결과는 오늘 답을 내어주지 않습니다. 일생의 삶을 통해 대답 해줍니다.
과거의 사건들을 읽어보고,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인물을 통해 그의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으며, 그 선택을 한 사람이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나의 선택에 대한 앞날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역사를 통해 우리는 오늘을 봅니다.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나를 통해 내일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오늘 나의 일상이 곧 나의 내일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재철 목사님의 말을 빌리자면, “청년 한 사람의 삶은 한 사람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 가정의 미래, 한 국가의 미래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통찰을 말씀하셨죠. 가난한 대한민국이 독일로부터 돈을 빌리기 위해서 젊은 인력들을 파견했습니다. 독일인들은 하지 않는 땅 속 깊은 곳에 들어가는 광부의 일로, 죽은 시체들을 닦는 간호사의 일을 하러 수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젊음을 바쳤습니다. 그분들이 바친 젊음으로 우리는 이렇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성경을 읽는 이유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비천한 인간을 위해 어떠한 구원의 일을 어떠한 방법으로 이루셨는지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아무런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사랑하신 분이라면, 나 또한 사랑하지 않으실 리가 만무합니다. 제자가 배신할 것을 알면서도 그를 가장 가까이 두신 분이라면, 나를 가까이 두고 품어주시는 예수님의 마음에 감동하지 않을 리 없습니다.
늘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어내시고 가나안으로 가는 길까지 하루하루 신뢰를 쌓아 가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안다면, 만족함이 없이 살아가는 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인도하실 하나님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젊은 목수 이셨던 예수께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자신을 온전히 드렸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을 신앙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분의 희생과 사랑을 잊은 채 하나님을 만나려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대학생들은 새로운 학기를 맞이합니다. 직장인들은 전반기에 이루지 못한 성과를 채우기 위해서 분주해지는 때입니다. 새로운 계획들을 가지고 한 해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2/3가 지나갔음을 깨닫고 안타까워하는 때입니다. 지나간 어제에 후회하기보다는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수많은 오늘이 쌓여 내일이 되고, 그 오늘이 모여 ‘나’를 설명해주기 때문입니다.
여름 수련회 기간에 작성한 핸드북, 개인 피드백, 임원들의 회의 결과를 보며 많이 감동하고 감사했습니다. 그 내용들은 설교를 통해서 틈틈이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수련회에도 많은 청년들이 함께해서 은혜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9월에도 학교와 직장, 삶의 자리로 다니는 심방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혹시 심방이 필요하신 분들이 있으면 일정을 앞당겨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9월 마지막 주에는 6월에 했던 ‘동아리 모임’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동아리 모임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관심 가져주시고 시간을 비워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9월 안에 청년 제자 양육과 성경 묵상 모임에 대한 계획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신앙의 틀을 다시 세워가고, 깊은 묵상의 나눔이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저는 교회에서 긴 기간의 휴가를 주셔서 부모님 댁과, 처가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마도 부모님 집에서 가까운 교회에 가서 낮 예배와 청년 예배를 드릴 예정입니다. 담당 목회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늘 수고하시는 임원들과 셀장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감사한 마음은 꼭 다음 회의 시간에 치킨으로 채우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곧 몸도 마음도 풍성해지는 가을입니다. 물론 우리는 아직 부족함이 많은 시기를 살아가고 있지만요. 반드시 우리의 오늘이 내일이 되고 역사가 되어 다른 누군가에게 힘과 감동이 될 것입니다. 9월도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갈 갈렙 청년들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19년 9월 1일
유동근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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