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세미나(?)
작년 말에 담임목사님께서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 목사님들과 함께하는 세미나에 참석하라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갑자기 세미나를? 그것도 미국으로?" 알 수 없는 말씀이었지만, 담임 목사님께서는 분명히 목회를 위한 좋은 기회를 주시는 분이시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2023년 8월, LA로 향하는 항공권을 예약하며 그 세미나는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2023년 10월 9일(월) 아내와 함께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미국으로 출발하였습니다.
Connection 20th (2023)
저희 가정이 초대된 세미나는 LA 코너스톤 교회에서 하는 "Connection 20th" 이라는 이름의 행사 였습니다. 목회자 혹은 선교사 부부 15가정(30명)을 초대하여 진행되는 이 행사는 2004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20번째를 맞는 행사였습니다. 교회 창립 30주년 기념 주일(2023.10.15.)에 맞춰서 진행되었는데, 올 해 20번째이면서 마지막으로 하게 되는 행사입니다. 한국에서는 저희 부부와 수원 원천 침례교회 목회자 2명이 참석하였고, 캐나다, 독일, 볼리비아, 브라질, 태국, 캄보디아, 미주 전역에서 사역하시는 목사님과 선교사님 가정이 초대되어 10월 12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행사였습니다.
Connection의 목적은 세 가지 입니다. 초대된 분들에게 "Refresh, Recharge, Revival"을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오직 주님만 바라보며 목회와 선교에 전념하신 분들에게 쉼을 주며 다시 힘을 얻고, 재충전하여서, 새롭게 달려 나가게 하려는 것이 목적입니다.
첫째 날(10/12, 목)은 교회 소개 및 행사 전체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했습니다. 그리고 초대된 분들이 모두 나와서 자신의 사역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 오신 분들은 모두 담임 목회를 하시거나 선교를 하는 분들이었고, 짧게는 15년, 길게는 30년 동안 쉬지 않고 목회와 선교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이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유일한 부교역자 가정이었고, 모든 참석자 중에서 가장 막내였습니다.
금요일(10/13)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Connection은 감당할 수 없는 감동이 가득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온 성도님들의 환대와 섬김, 정성을 다하여 준비해 주신 식사, 살아 계신 하나님을 경험한 분들의 간증, 말씀을 중심으로 교회를 세우시고 이끄시는 이종용 목사님의 목회 철학, 등을 통하여 주님이 주인 되시고 온 성도가 함께 연결된 교회가 무엇인지를 직접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Connection의 막바지에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관람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낮에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광활한 대자연을 만나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며 그저 감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넓고 맑은 곳에 나오니 마음과 생각도 회복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순서는 수요일(10/18)에 드린 파송예배였습니다. Connection 20th에 참여한 분들의 간증과 온 성도님들의 중보 기도가 가득했던 큰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받은 은혜를 함께 나누고, 예배에 참여한 모든 성도님들이 나와서 참여자들을 위해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우리 가정과 목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 주시는 그 기도의 자리에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주신 은혜와 다짐
Connection을 참여하며 '멀리 LA까지 나를 보내신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목사님들을 만나게 하시고, 이 교회를 만나게 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님은 나에게 어떤 말씀을 하시려는 것일까?' 를 계속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얻은 결론과 다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누군가를 섬기는 일의 소중함
하나님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그를 나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여기며 섬기는 모습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나를 환대해주고, 나의 표정과 말에 귀 기울여주시며, 나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언제나 준비된 모습으로 임하였던 코너스톤 교회의 성도님들을 통해 섬김을 받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내가 먼저는 우리 온누리교회의 목사님들, 교회 직원들과, 더 나아가 성도님들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2. 말씀이 중심 된 교회
코너스톤 교회는 온 성도가 하루에 6장의 말씀(잠언 1장, 시편 5장)을 읽고, 날마다 같은 말씀으로 묵상하며, 그 묵상을 나누는 교회였습니다. 누군가를 섬기고 사랑하는 행동의 뿌리는 말씀을 묵상하는 습관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러하기에 많이 묵상하는 분들이 더 많이 섬기는 일이 당연했습니다. 담임목사님부터, 장로님부터 어린 성도님들을 섬기고 있으니, 말씀에서 비롯된 그 선한 영향력이 온 교회 안에 흘러 넘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목회의 자리에 가장 중심에 두고 붙잡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3. 서로가 연결된 몸
Connection을 통해 모든 성도가 하나로 연결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자리에 참석한 30명의 손님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지만 서로가 주님을 위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고, 아픔에 동참해주며, 가족과 같은 모습으로 함께 기뻐하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제 나 혼자 어떤 일을 하려고 애쓰기 전에, 동역자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며, 함께 주를 위해 살아가야 함을 다짐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쉼과 회복
Connection 뿐만 아니라, 아내와 단 둘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도 우리 가정에 큰 위로와 회복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아이를 키우느라 바쁘고, 나는 공부와 사역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대화 없이 하루하루를 해치우듯 살아왔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들어줄 여유조차 없이 말이죠. 이번 세미나와 여행의 시간을 통해 그간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나누었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쇼핑도 하고, 멋진 장소에 가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항상 달려가야 했던 자리에서 잠깐 내려와서 멈추고 서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기도해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 덕분입니다. 갚을 수 없는 사랑의 빚을 졌습니다. 이제 그 사랑을 기억하며 주님 손잡고, 날마다 말씀 붙들고, 부르신 길을 의심하지 않으며 보내신 자리에서 순종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모든 감사와 영광은 하나님께 드립니다.